세계 최대 영화 축제, 칸 국제영화제가 지난주 개막했죠. 올해는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장을 맡은 데다, 경쟁 부문에 진출한 우리 영화도 있기 때문에 특별히 더 관심이 쏠려있는데요. 취재기자 연결해 현장 분위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. 강푸른 특파원, 오랜만에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네요?
[기자]
네, 박찬욱 감독의 '헤어질 결심' 이후 4년 만입니다.
제 뒤로 보이는 '뤼미에르' 대극장에서 이곳 시각으로 17일 밤 세계 최초 상연된 나홍진 감독의 '호프'인데요.
영화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.
'추격자'와 '황해' 등에서 선보인 스릴러에 SF를 접목한 독특한 작품을 내놨는데요.
장르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새로운 이야기란 평가를 받았습니다.
[나홍진/영화 '호프' 감독 : "극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두가 희망을 갖고 있죠. 그 희망끼리 충돌을 하니 결론이 날 수 없는 충돌이 아닌가…."]
앞서 내놓은 장편 연출작 모두 칸의 초청을 받았던 감독답게 이번 작품도 곧바로 매진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는데요.
현장에선 약 7분간의 기립 박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.
[토마스/영화 '호프' 관람객 : "엄청난 영화였습니다. 순수한 영화 예술이자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."]
호프를 포함해 영화 22편이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.
[앵커]
올해 심사위원장은 한국 영화의 자랑 박찬욱 감독 아닙니까?
수상에 유리하다고 봐야 할까요?
[기자]
네, 질문을 예상한 듯 박찬욱 감독이 이미 답을 내놨습니다.
지난 12일 열린 심사위원 기자회견 자리에서였는데요.
다양한 한국 영화들이 칸 영화제를 채운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습니다.
[박찬욱/칸 영화제 심사위원장/지난 12일 : "한국은 더 이상 변방, 영화의 변방 국가가 아니게 되었죠. 그렇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것은 제가 그렇다고 해서 한국 영화에 더 점수를 주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."]
박 감독은 또 달라진 우리 영화의 위상에 대해 뼈있는 한마디를 남기기도 했습니다.
[박찬욱/칸 영화제 심사위원장/지난 12일 : "영화의 중심 그 자체가 확장되어서 더 많은 나라, 더 다양한 영화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."]
올해 칸 영화제에선 '호프' 말고도, '부산행' 등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'군체'와, '다음 소희' 등을 만든 정주리 감독의 신작 '도라' 등 여러 한국 작품이 전 세계 영화인들을 만납니다.
[앵커]
올해 영화제는 특히 전쟁이 잇따른 상황에서 개막했는데, 영화인들은 전쟁에 대해 어떤 발언을 했나요.
[기자]
네, 영화와 정치를 분리할 수 있냐는 질문을 현장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는데요.
앞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는 가자 지구 학살 문제를 두고 심사위원장이었던 빔 벤더스 감독이 "영화인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"고 말해 거센 논란이 불거졌습니다.
이를 의식한 듯, 칸 영화제 개막식에 선 배우 제인 폰다는 다음과 같은 말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는데요.
[제인 폰다/배우 : "저는 목소리의 힘을 믿습니다. 스크린 속의 목소리, 스크린 밖의 목소리, 그리고 특히 지금 이 시기에는 거리의 목소리 말입니다."]
박찬욱 감독은 "정치와 예술을 대립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"이라며, 편견 없이 심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.
지금까지 칸에서 전해드렸습니다.
화면제공:칸 국제영화제 쇼박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에피소드컴퍼니/영상편집:한미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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